한화건설이 ㈜한화 건설부문으로 새 시작을 알렸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말 최고안전책임자(CSO) 자리를 신설했다. 동시에 안전관리팀장 출신의 고강석 전무를 승진시켜 CSO 자리를 맡겼다.
고 전무는 외부에서 CSO를 영입한 곳들과 달리 27년간 내부 현장을 책임진 고 전무에 중책을 맡았다. 올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변수가 워낙 많은 데다가 사고발생 시 수장까지 형사상 책임을 지는 구조라 어깨가 상당히 무거워졌다고 볼 수 있다.
고 전무는 1995년 옛 한화건설에 입사한 후 안전관리 업무를 도맡았다. 김승모 대표와 마찬가지로 27년간 한화그룹에 몸 담은 정통 '한화맨'이다. 1970년생으로 성남 경원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본사 안전환경팀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해 국내외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10년 가량 해외에서 근무하며 안전관리 업무를 주도했고 본사 안전환경팀장과 안전환경경영실장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순천향대학교 병원 신축,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현장을 맡았다. 해외에서는 사우디 마덴 PDP 현장과 역점 프로젝트인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등을 거쳤다. 2015년 본사 안전환경팀으로 복귀해 팀장을 맡았다. 지난해 상무·전무로 승진했다.
타 건설사 CSO와 달리 건설안전 관련 대외활동은 빈번한 편이다. 건설안전협의회(CSMC) 부회장,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 18001) 협의회장을 역임했다. 국토안전관리원 실무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말 고 전무의 활동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안전환경경영실 산하 2개팀을 3개팀으로 확대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기존 안전보건기획·운영팀과 함께 환경지원팀을 추가로 설치했다.
당시 최광호 전 대표 직속 CSO 직책을 신설하고 안전관리팀을 안전경영실로 격상했다. 안전경영실에는 HSE(보건·안전·환경)기획팀과 HSE운영팀을 둬 조직과 인력을 확충했다. 안전환경팀이 2016년 대표 직속으로 개편된 이래 5년 만에 변화를 맞은 셈이다.
안전보건기획팀은 안전보건 전략을 수립하고 안전보건운영팀은 분야별 정책을 맡는다. 신설 환경지원팀은 준설토와 비산먼지 등 건설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이슈에 대한 업무를 총괄한다.
고 전무가 임원으로서 가진 사내 영향력은 크지 않은 편이다. 미등기 임원이고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한화건설 시절에도 CSO는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대재해 후 벌점 부과…대형 공사 전 시스템 구축 미션
㈜한화 건설부문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앞두고 안전조직을 대폭 강화하며 무게감을 뒀다. 다만 안전사고 변수가 워낙 큰 탓에 피해가지 못한 사업장도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3월 인천 미추홀구 주상복합 공사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됐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후 25개 건설현장을 특별 점검했다. 벌점 40점을 부과했다. 83점을 받은 현대건설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더이상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안전관리자가 배치된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만큼 고 전무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내년 착공 예정인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과 우이 해상풍력 발전단지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앞두고 대비책이 필요한 만큼 그의 역할론은 더욱 부각된다. 토목공사의 경우 건설규모가 클수록 콘트롤타워 부재가 안전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특히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한화 건설부문으로서도 생소한 공사영역으로 공정별 안전시스템이 요구된다는 평가다.
㈜한화 건설부문은 서울북부역세권 현장에 3차원 스캐너를 탑재한 로봇개를 투입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마련했다. 이밖에 자체 개발한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HS2E'와 드론, VR(가상현실), CCTV폐쇄회로 등을 도입해 안전시스템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